여러분은 경남 지역으로 자동차 여행 중이었습니다. 내내 교통 체증에 시달린 데다, 날씨도 우중충했고, 내비게이션도 제 값을 못합니다. 그러니까 이 낯선 산길에 들어오게 된 건, 꼭 당신 탓만은 아닙니다.
한 점 떨림없이 애정이 담긴 목소리로 네 이름 석 자를 부르는 것, 그게 내 사랑의 정의였다.
어느 날 우리들의 집 앞으로 찾아온 편지 하나, 그것은 몇 달 전 소식이 끊긴 슌에게서 온 것이었습니다. 하지만 편지 안에는 한동안 연락이 없던 슌에 대한 이야기 대신 한 미술관의 입장권이 전부였습니다. [지젤 하르만의 세계에 초대합니다.] 그리고는 그의 필체로 적혀있는 짧은 한 마디. 기다릴게, 나를 보러 와줘. 그렇게 우리들은 편지에 적혀있는 슌의 이름, 고작 그 몇 자의 이름을 믿고 미술관으로 향합니다.